프로배구 삼성화재가 최근 4년 연속이자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정상을 밟았다.
삼성화재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원정경기에서 ‘쿠바 특급’ 레오(43점)의 원맨쇼를 앞세워 대한항공을 3대 0(25-20 28-26 25-21)으로 완파했다. 27승6패 승점 79를 마크한 삼성화재는 2위 OK저축은행(승점 65)이 남은 4경기에서 승점 12를 보태더라도 정규리그 우승에 변함이 없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 자동 진출, OK저축은행-한국전력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3선승제의 일전을 펼치게 됐다.
이날 패한 대한항공(16승18패·승점49)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3위 한국전력과의 승점차를 3점 이내로 좁히지 못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다. 2006-2007시즌부터 매년 ‘봄 배구’에 초대됐던 대한항공은 전날 현대캐피탈에 이어 올 시즌 하위팀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삼성화재는 시즌 초 복병 OK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하면서 1라운드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시즌 내내 선두를 지켰다. 세터 유광우가 믿음직하게 공격을 조율했고, 득점과 서브 1위 레오는 경기를 치를수록 위력을 더해갔다. 특히 삼성화재는 리시브에서 7개 구단 중 꼴찌를 기록했지만 유광우는 혼신의 힘을 다해 토스, 레오의 공격력을 살려냈다. 리시브 꼴찌팀이 공격성공률 1위팀이 된 데는 유광우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화재는 과거부터 위기 때 더욱 강했다. 현대캐피탈에 2년 연속 챔피언을 내준 2007년 삼성화재는 레프트 신진식, 센터 김상우, 세터 방지섭을 한꺼번에 은퇴시키는 일대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2007-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전 종목을 통틀어 한국 프로경기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삼성화재는 위기가 한 차례 있었다. 레오와 함께 공격의 한 날개를 책임지고 있던 라이트 박철우가 단 9경기만 치른 뒤 입대한 것. 신치용 감독은 라이트 자리에 김명진 외에 세터 자원인 황동일을 교대로 투입, 상대 의표를 찌르는 용병술로 박철우의 공백을 메우나갔다. 김명진마저 허리 부상이란 암초를 만났지만 단 한차례의 연패도 당하지 않고 시즌 내내 선두를 지켜냈다.
삼성화재는 외견상 레오의 원맨쇼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조직력의 배구가 강점이다. 선수 각자가 기본에 충실하고 조직에 헌신하는 배구로 타 팀을 압도했다. 그 결과 범실은 7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삼성화재 범실 수는 632개로 2위팀 OK저축은행(831개)과 대조를 이룬다.
정규리그 3경기를 남긴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25일간의 달콤한 휴식시간을 벌게 됐다. 공격점유율이 최근 3시즌 동안 가장 높은 60.9%에 달한 레오에겐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하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돋보인 레오의 원맨쇼… 삼성화재 정규리그 4연패
입력 2015-03-04 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