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길 갈 땐 무료보험 확인하세요

입력 2015-03-04 02:21
지난해 5월 강원도 화천에 사는 A양(4)은 화천 산소100리길 자전거도로에서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고 경사면을 내려가다 넘어졌다. 머리를 다친 A양은 병원에서 치료 받은 뒤 집에 돌아갔다. 12만원의 병원비를 낸 A양의 가족은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자신들이 가입하지 않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전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화천군 관계자는 “A양에게 보험혜택이 돌아간 것은 화천군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자전거길 구간 전체에 보험을 가입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원·충북도 등 전국 지자체에서 자전거보험 가입 붐이 일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전거 사고로부터 시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데다 자전거 동호인을 지역에 유치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강릉시는 모든 강릉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보험에 가입했다고 3일 밝혔다. 강릉 시민들은 전국 어디에서나 모든 자전거 사고에 대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관광객도 동해안 자전거도로 57.2㎞ 안에서 자전거로 인한 사고 발생시 보험 적용을 받는다. 자전거사고로 인한 사망, 후유장애 시 3000만원이 지급되며 상해 진단위로금과 입원비용 등이 지원된다. 보험료는 9918만7000원으로 강릉 인구가 21만6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보험료는 459원 꼴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자전거 사고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동호인들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보험을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내에서는 화천군이 2013년 처음으로 ‘산소 100리 자전거 길’에 대해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이어 지난달 16일 춘천시가 춘천 시민을 대상으로 보험을 들었다.

충북 청주시민들도 올 하반기부터 자전거 보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청주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조례’가 최근 개정됨에 따라 3억원을 들여 자전거 보험에 가입키로 했다. 1인당 보험료는 358원이며 치료비를 비롯해 변호사 선임비용, 자전거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전거보험은 2008년 경남 창원시가 전국에서 처음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현재 전국 63곳의 지자체가 이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사고에 따른 위험부담을 덜고, 시민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가입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