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중동 붐 시동] 건설사들 “모래바람 뚫어라” 전방위 공략

입력 2015-03-05 02:31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의 건설수주액이 최근 1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발주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목된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건설사들의 중동 지역 신규수주가 지난 2월까지 6건에 불과했다고 3일 밝혔다. 수주액은 1조50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수주건수는 79.3%, 수주액은 89.7% 감소한 실적이다. 이 같은 수주실적은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으로 원유 공급에 대규모 차질이 생겼던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사정이 나빠진 중동 국가들이 신규 발주를 잇달아 취소·연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 예정이었던 4조원 규모의 ‘쇼아이바 정유저장 프로젝트’와 ‘라스탄누라 클린퓨얼 프로젝트’가 보류됐고, 공사금액이 7조원에 달하는 카타르의 ‘알카라나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달까지 수주액은 717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3978억원보다 48.7% 줄었다.

또 재건사업이 한창이던 이라크는 IS가 모술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우리 건설사들의 수주액이 7조2364억원에서 6441억원으로 91.1% 급감했다. 더욱이 미국이 IS 소탕을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을 잡고 있는 만큼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중동은 여전히 잠재적 대형 건설시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서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세일즈 외교에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 건설사들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다시 ‘모래바람’을 뚫고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