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死因은 의료과실”… 백혈구 이상·복막염 치료 무시 신씨 살릴 기회 두번이나 놓쳐

입력 2015-03-04 02:34
고 신해철씨를 수술했던 서울 송파구 S병원 측이 신씨를 살릴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장협착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고열 및 백혈구 수치 증가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병원 측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신씨의 사망을 의료과실 탓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신씨의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모(44)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술 이후 부작용이 발생했음에도 주의 관찰 및 치료를 게을리 하면서 사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신씨의 장협착 수술을 하며 환자 동의 없이 위 축소수술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심낭에 3㎜의 천공이 발생해 복막염 및 패혈증을 유발했다. 강 원장은 수술 후 신씨가 지속적 통증과 고열을 호소했는데도 단순한 후유증 정도로 여기고 ‘통상적인 회복과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병원 측이 수술 3일 후인 지난해 10월 20일 신씨가 극심한 통증으로 다시 내원한 뒤 복통 등을 호소했지만 ‘수술 이후 일반적인 증상이다. 참아야 한다. 복막염은 아니니 안심하라’고 말하며 심각성을 오판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19일 퇴원을 앞두고 촬영한 흉부 엑스선(X-ray) 검사에서 심낭과 복부에 공기가 차 있는 것을 발견했으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신씨를 살릴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치게 됐다”며 “이는 명백한 과실”이라고 했다. 또 신씨가 의료진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S병원 측 주장은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S병원의 의료과실 여부를 감정했던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두 기관은 “신씨의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미 복막염 증세가 진행되는 것이 보였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10월 19일 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1만4900으로 나왔는데 이는 복막염을 지나 이미 패혈증에 이른 상태로 어떤 조건하에서도 퇴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