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몸값 치솟는 연립·다세대… 아파트 전셋값으로 ‘내집’ 2월 거래량 8년만에 최고

입력 2015-03-04 02:44
빌라라고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이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되자 저렴한 주거수단으로 옮기는 기존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올해 2월 연립주택 거래량은 2896건을 기록했다. 2008년 4959건 이후 2월 거래량 중에선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1∼2월 누적 거래량도 5829건으로 역시 2008년 1∼2월 9549건 이래 가장 활발했다.

매매가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수도권 연립주택 시세는 0.11% 올라 3년10개월 전인 2011년 4월 0.13%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크다. 같은 달 전국 기준으로는 0.15% 뛰어 2011년 11월 0.1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연립주택 시세는 2012년과 2013년 하락했으나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은 월간 단위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9월 0.06% 오르면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는 지난해부터 매달 소폭 올라 연간 0.9% 상승했고, 올해도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경매시장에서도 연립주택의 인기가 높다. 지지옥션은 지난달 서울 빌라 평균 낙찰가율이 80.9%로 8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1년 10월 83.3%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수도권 빌라 기준으로도 평균 낙찰가율이 77.2%로 2011년 10월 79.1% 이후 가장 높다.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오르는 것은 시세 상승을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사장은 “매매거래량이 늘고 시세가 오르는 것은 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아파트 전셋값이면 살 수 있기 때문에 전세난에 지친 2∼3인 가구들 사이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기준 서울 지역 연립주택 평균 가격은 2억3296만원으로 아파트 평균 전셋값 3억2631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저렴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