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일명 유커)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한류스타를 내세운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신한카드와 한국문화정보원이 지난해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사용액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중국인 지출액 규모는 전체의 56.3%로 절반을 넘어섰다. 양양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청주·김해공항 등에서 유커의 72시간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중국 최대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업체인 알리페이와 손잡고 서울 명동과 동대문 상가 등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나은행과 계약한 상점에서 유커들이 휴대전화에 깔린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쉽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또 하나은행은 한류스타인 자사 모델 배우 김수현을 내세워 명동지점에 그가 광고 촬영 당시 입었던 옷 등을 전시한 공간을 마련했다. 1000위안이나 2만엔 이상 환전하면 김수현 브로마이드도 증정한다.
카드업계는 중국 최대 카드사 은련카드(유니온페이)와 제휴한 카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국내 구매 물품에 부과되는 내국세를 별도 서류 없이 쉽게 환불받을 수 있는 충전식 선불카드 ‘KPASS신한러브코리아카드’를 선보였다. BC카드는 명동과 동대문에 은련카드 VIP라운지를 마련해 이용객에게 물품보관, 휴대전화 충전, 관광정보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도 내 유커 모시기도 치열하다. 외환은행은 중국인 제주도 투자를 겨냥해 지난해 제주지점 안에 외국인직접투자센터(FDI)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제주도에 있는 모든 영업점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구매한 물품의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사후 면세점 부가가치 환급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현지지점에서 VIP 고객들을 상대로 ‘한국방문 우대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 소지자는 별도 절차 없이 5년간 유효한 복수비자가 주어지고, 한국 입국 시 전용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된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금융권,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 바빠졌다… 결제시스템 바꾸고 VIP 대접
입력 2015-03-04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