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학사회 변화 바람]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이번 주 공모 시작… 주요大 잇달아 참여 의사

입력 2015-03-04 02:57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케이무크)를 진행할 대학 공모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이 잇달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갈수록 줄어들자 새로운 교육시장을 찾아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방대와 전문대에선 ‘대학 간 교육 격차가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수강자 제한이 없는 대규모 강의로, 수강료 없이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교육과정을 뜻한다. 세계적 명문대의 강의를 온라인에서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강의를 듣고 수강생끼리 토론하는 식의 쌍방향 학습도 가능하다. 미국의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한국형 무크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국내 대학 10곳을 선정한 뒤 20개 안팎의 고품질 강좌를 골라 하반기부터 인터넷으로 시범 제공하고, 2018년까지 500개 이상의 강좌를 만들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평생교육 사업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발된 대학에는 최대 1억원씩 지원된다. 이번 주 중 모집공고를 낼 방침이다.

교육부의 선발기준은 ‘온라인 공개강좌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거나 필요한 시설 등을 갖춘 대학’이다.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자체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 온 대학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3년 5월 에드엑스와 협약을 체결한 서울대는 지난달 퇴임한 이준구 경제학부 교수 등 대중에 친숙한 교수들을 중심으로 경제학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013년 10월 코세라에 가입한 카이스트는 미분·적분 등 이공계 과목 강좌를 개발 중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2012년 무크와 비슷한 방식으로 180개 강좌를 미리 공개하면서 인력을 8명 늘렸다”며 “케이무크보다 먼저 시작했고 관련 장비도 모두 갖춰 무리 없이 케이무크에 선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4명을 투입해 전담팀을 만든 연세대는 경영학 강좌에 초점을 맞추고 교수 3명을 학내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반면 전문대와 지방대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공모에 지원하고 싶어도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서울 명문대에만 양질의 강좌가 있는 건 아닌데 차별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대 입학처장은 “원래 유명 대학은 더 유명해지고, 여건이 열악한 학교는 더 묻힐 것”이라며 “교육부가 대학평가에 케이무크 참여 여부를 반영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팽배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