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5월에는 가칭 ‘이만수 열린 재단’이 정식 출범합니다.”
재능기부자로 나선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회 이만수(57·사진) 부위원장은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보다 요즘이 더 바쁘다고 했다. 라오스와 일본을 다녀왔고 이후에도 국내 곳곳을 순회하며 재능기부에 여념이 없다.
그런 그가 지속적인 재능기부 차원에서 ‘열린 재단’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라오스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이 부위원장은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열악한 라오스의 환경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며 “어떻게 하면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다 결국 재단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 설립 후 유소년 야구를 위한 일에 전념할 생각”이라며 “세계 어디라도 원하는 곳이 있으면 달려가 야구를 보급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재단 출범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열린 재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각자 전공이 다른 서울대 졸업생 7명이 무보수로 도와주겠다고 스스로 찾아와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재단이 정식 출범하면 ‘고아원’ ‘포수 포지션’ ‘지방 야구선수’를 핵심 분야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그는 “우선 야구를 하고 싶어도 여건 때문에 하기 힘든 고아원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내가 포수 포지션을 맡기도 했지만 여러 포지션 가운데 체력 소모가 많아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적은 포수들을 집중 지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 비해 점차 선수들이 줄고 있는 지방야구 부활을 위해 지방 선수들에게 재능기부 기회를 집중하겠다”며 본인의 야구 재능기부 철학을 설명했다.
평생 야구만 해 온 그에게는 재산목록 1호로 40년 동안 쓴 ‘야구일지’가 있다.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는 야구일지는 선수 시절부터 감독에 이르기까지 그의 40년 야구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신의 경기 기록과 분석은 물론 상대팀의 전력 분석까지 꼼꼼하게 노트북 7대에 보관돼 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애정 표시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등번호 2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해준 데 대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비록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은 못했지만 늘 마음은 고향에 있고 삼성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재능기부자로 나선 KBO 육성위원회 이만수 부위원장
입력 2015-03-04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