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잃고 목숨까지… 긴급체포 내연녀 자살 시도

입력 2015-03-04 02:16
남편의 내연녀에게 ‘불륜 관계 청산’을 요구하던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독극물 중독이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월 22일 오전 4시쯤 은행원 이모(43·여)씨가 서울 송파구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부검 결과 이씨의 시신에서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다량 검출됐다. 경찰은 이씨 남편 유모(45)씨의 내연녀 한모(46)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같은 달 26일 강원도 춘천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유씨와 초등학교 동창으로 수년간 내연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이씨가 남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우연히 보면서 관계가 들통 났다. 이씨는 한씨에게 남편과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9월 불륜 관계 청산을 대가로 한씨에게 수억원을 건네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남편과 관계를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를 떼어놓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씨가 이씨에게 독극물을 먹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씨는 시신이 발견되기 하루 전인 1월 21일 오후 11시50분쯤 이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씨의 남편은 다른 약속 때문에 집을 비운 상태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체포된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던 한씨는 경찰 유치장에서 자살을 시도해 현재 지방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속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