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현대캐피탈·女 GS칼텍스, PS행 좌절… ‘배구 명가’ 몰락엔 이유 있다

입력 2015-03-04 02:09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남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두 팀이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남자부의 현대캐피탈과 여자부의 GS칼텍스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매년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다. 정규리그 3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으로 삼성화재와 함께 프로배구를 양분했던 명가였다. GS칼텍스도 챔피언결정전에 4차례 진출해 지난 시즌을 포함 2차례 우승한 명문팀이었다.

이들 구단의 몰락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용병 농사 실패와 세터 세대교체 실패가 그것이다. 현대캐피탈은 세계 3대 공격수라던 아가메즈(콜롬비아)와 올 시즌을 다시 시작했지만, 그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치를 몸 컨디션이 되지 못했다. 하위권으로 밀려났던 현대캐피탈은 시즌 중반 프랑스 대표 출신 케빈으로 용병을 교체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정통 공격수 출신이 아닌 센터 출신 케빈이 팀을 선두권으로 올려놓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현대캐피탈은 ‘세터 왕국’의 강점도 살리지 못했다. 최태웅, 권영민 두 노장 세터가 부상으로 초반부터 가동하지 못하자 김호철 감독은 신인 세터 이승원을 주로 기용했다. 중반 이후 3명의 세터를 번갈아 기용했는데 공격수들에게 혼란만 가져다 준 결과를 낳았다. 2일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권준형 세터로 5세트까지 끌고 간 반면 현대캐피탈은 3명의 세터를 돌려가며 기용했다.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대역전패였다.

GS칼텍스도 지난 시즌 우승 주역 베띠(도미니카)를 놓치고 쎄라(캐나다)로 이번 시즌을 출발했지만 결정력이 떨어졌다. 시즌 초반 무려 9차례의 풀세트 경기에서 3승 6패에 그치며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졌다. 분위기 반전을 노린 GS칼텍스는 중반이던 지난 1월 3일 미국 대학스타 출신 에커맨으로 용병을 전격 교체했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지난 시즌 우승의 한 축이었던 세터 이숙자가 은퇴한 뒤 그를 대체할 만한 세터를 구하지 못한 것도 부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