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오키나와 전훈지를 찾아서-LG 트윈스] 쌍둥이 마운드, 쑥쑥 큽니다

입력 2015-03-04 02:07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전지훈련이 한창인 LG 트윈스. 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가 열리는 이시카와구장에서 LG 투수진을 만났다. 맏형 봉중근(35)부터 막내 임지섭(20)까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키나와에 모인 6개 구단 중 LG 투수들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 이들은 서로 합심해 올 시즌 LG를 투수왕국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임지섭에게 “누구를 본받고 싶냐”고 하자 당차게 “제2의 봉중근이 되고 싶다”고 했다. 또 “봉 선배처럼 변화구를 잘 던지고, 타자 견제를 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왼손 임지섭은 올 시즌 선발 중책을 맡았다. 임지섭은 “지금 몸이 좋다. 시속 147㎞까지 직구 구속이 나온다”며 “시속 150㎞까지 구속을 끌어 올리겠다.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오키나와 캠프까지 와서 응원을 해 주신다”며 “기대하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지섭에 대한 양상문(54) 감독의 관심은 대단하다.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은 직접 그의 투구 폼을 교정해주고 있다.

옆에 있던 봉중근이 웃으며 “임지섭은 공이 아주 좋다”면서 “그런데 너무 잘하려고 한다. 그러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단순화해서 몇 가지만 확실하게 하라”고 덕담을 건넸다.

봉중근은 “우리 투수진도 위계질서가 있지만 다른 팀보다 훨씬 자유롭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좋은 분위기는 정말 오래간 만이다”며 “스프링캠프에서 매번 한 두 명이 자기 고집만 피워서 안 좋은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일이 전혀 없다”고 소개했다.

봉중근도 컨디션이 매우 좋다. 그는 전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8회에 나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봉중근은 “페이스가 빨리 올라왔다”면서 “제구나 밸런스가 모두 좋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역시 올 시즌 선발 특명을 받은 신동훈(21)은 “벌써 4년차다. 올 시즌에 일을 내겠다. 반드시 LG 선발의 한 축이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사이드암 우규민(30)은 “이러다가 난 5선발이 되겠다. 5선발이 되면 자칫 선발진에서 탈락할 수 있으니 잘 던져서 4선발이 되겠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말 왼쪽 고관절 물혹 제거 수술을 받은 우규민은 벌써 불펜 피칭을 소화하고 있다. 당초 개막전 엔트리 포함은 불투명했지만 오키나와에서 몸을 잘 만들어 시즌 개막에 맞춰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LG는 보고 있다. 유원상(29)도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LG는 류제국(32)이 부상을 입었고,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30)은 아직 검증이 안됐다. 이에 양 감독은 투수진 강화에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일단 다른 투수들이 감독의 시름을 덜어주는 모습이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