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상이변으로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어지면서 경기·강원도를 관통하는 한강수계 주변 댐의 물이 마르고 있다. 정부는 댐 저수량 부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용수를 비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소양강댐의 저수량은 9억3500만㎥에 불과하다. 소양강댐이 물을 보관할 수 있는 총저수량 29억㎥의 32.2%에 그치는 수치다. 평소 이맘때쯤 44.9%의 저수량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예년의 71.7% 수준만 물을 채우고 있는 셈이다. 한강을 수계로 하고 있는 다른 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충주댐은 전체 저수량 27억5000만㎥ 중 8억4700만㎥(30.8%)만 채워진 상태고, 횡성댐은 8600만9000㎥ 중 2500만㎥(28.8%)만 물이 담겨 있다. 예년의 71.6%, 61.1% 수준이다.
저수량이 급감한 이유는 지난여름 ‘마른장마’가 발생한 데다 겨울까지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 강수량이 1년 전체의 70%에 이르며 이때 모아둔 물로 이듬해 영농철을 준비한다. 그런데 지난해 유난했던 마른장마로 강수량이 턱없이 모자랐고, 여름 끝자락에 찾아온 태풍도 남부 일부 지방에만 비를 뿌려 중부 이북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인 소양강댐 주변에는 평소 59% 수준의 비만 내렸다. 1973년 준공 이후 가장 적은 양의 물이 유입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춘천, 화천, 정읍, 거제 등에 1401㎥의 비상급수를 지원했다.
문제는 이번 가뭄이 쉽게 해갈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강수량도 예년 수준에 불과해 그동안 부족했던 강수량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월은 물론 우리나라 봄철은 원래 강수량이 적고, 농사철 시작과 겹쳐 쓰는 물의 양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가뭄에 시달리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이달부터 선제적 용수비축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댐마다 특정 시점별 기준 저수량을 설정하고 이에 못 미칠 경우 댐보연계운영협의회에서 용수공급 감축량을 논의해 용수비축체제로 전환하는 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복잡한 절차로 댐 용수량을 적기에 비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앞으로는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사전에 용수를 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한강수계 댐 목마르다… 작년 강수량 예년보다 태부족 농사철 앞두고 용수 비상
입력 2015-03-03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