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이 친구들이 제일 잘나가”… ‘차트 올킬’ 자이언티·크러쉬

입력 2015-03-04 02:01
‘그냥(Just)’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자이언티(오른쪽)와 크러쉬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만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거침없는 행보다. 음원 차트를 점령하더니 지상파 가요프로그램까지 접수했다. 최근에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014년 최고의 R&B 아티스트로 꼽혔고, 오는 6∼8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콘서트 ‘영(Young)’은 예매 매진을 기록했다.

‘그냥(Just)’을 부른 자이언티(김해솔·26)와 크러쉬(신효섭·23) 얘기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두 남자를 만났다. 대뜸 스스로의 강점을 묻자 망설였다. 그래서 다시 서로의 장점을 얘기해 달라고 했더니, 그제야 말문이 터졌다.

“형은 다양한 색깔과 모습이 있기 때문에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들어요. 마치 연금술사 같다고나 할까요.”(크러쉬)

“크러쉬는 대중의 입맛을 따르면서도 자기 음악적 색깔은 지키는 훌륭한 프로듀서입니다.”(자이언티)

그러자 크러쉬는 “저를 ‘차트 이터(Chart Eater)’라 부르는데 순위에 얽매이는 가수로 보여질까봐 싫다”고 한마디 했다.

두 남자는 2012년 12월 ‘운명적’으로 만났다.

“택시를 잡으려는 저에게 크러쉬가 다가오더니 자기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했어요. 실제 제 메일로 자기 음악을 보냈는데, 들어보니 너무 좋았어요. 샘이 날 정도로.”(자이언티)

“홀로 음악을 하며 갈증을 느끼던 때였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미래는 불확실했죠. 길에서 제가 존경하는 형을 보니 무언가에 이끌리듯 갔던 것 같아요.”(크러쉬)

이후 둘은 서로가 만든 노래에 조언하고, 같이 앨범을 내는 사이가 됐다. 2013년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에는 크러쉬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지난해 크러쉬 앨범에 실린 ‘헤이 베이비’에는 자이언티가 도움을 줬다.

두 사람 음악을 팬들은 ‘블랙 뮤직’이라 부른다. 미국 흑인음악인 블랙 뮤직에는 블루스, 소울, R&B,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들어있다. 둘 만의 협연을 보여주겠다며 ‘영’ 프로젝트를 가동해 내놓은 ‘그냥’도 블랙 뮤직이다.

“장르의 경계가 무너진 지는 오래됐어요. 한국에만 있는 발라드도 ‘네오 발라드’라는 이름으로 진화, 발전할 수 있어요.”(자이언티)

자이언티는 “콘서트도 두개의 밴드로 진행한다”며 “래퍼토리도 풍성하고 각자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각자 정규앨범 작업에 들어간다. 자이언티는 대중들이 듣고 싶은 노래로 5, 6월쯤 음반을 낼 예정이다. 크러쉬 앨범은 8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에너지 넘쳤던 1집보다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물었다.

“음악으로 저만의 세계관을 넓혀가고 싶어요. 제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저만의 변화무쌍한 세계로 초대하고 싶거든요.”(자이언티)

“저는 지금 인격적·사회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봐 주면 좋겠습니다.”(크러쉬)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