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소셜 포비아’가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SNS 추적극’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SNS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으로 인한 한 사람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파헤치는 스릴러물입니다.
영화가 눈길을 끄는 것은 소재가 생소한 것도 있지만 요즘 이슈가 된 SNS 병리 현상을 신랄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SNS에서의 이전투구가 ‘현피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았죠. ‘현피’는 온라인상에서 일어난 다툼이나 분쟁이 오프라인에서의 폭력이나 살인으로 비화되는 것을 뜻하는 네티즌들의 용어입니다.
영화를 만든 감독은 지난달 27일 열린 시사회에서 “2008년 중국에서 있었던 실제 현피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2일에도 미국발 ‘현피의 비극’이 전해졌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미국 10대 소녀들이 직접 만나 난투극을 벌이다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소녀들은 싸움을 동영상으로 녹화한 후 페이스북에 올릴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여성 3명이 ‘페이스북 악플’ 때문에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여성이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본 다른 여자 친구가 ‘너나 가져라’라는 악플을 달면서 일이 확대된 거죠. 이들은 “직접 보고 얘기하자”며 한밤중에 만나 머리끄덩이를 잡고 한바탕 싸움을 벌이다 입건됐다고 합니다.
SNS 다툼은 종종 살인 같은 잔혹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1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창천동 대학생 살인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갈등을 빚던 대학생을 10대가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졌었죠.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정부나 언론에서는 대책 마련 운운하며 난리를 칩니다. 하지만 그때뿐입니다. 사이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제하긴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가정, 직장에서의 SNS 윤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 ‘소셜 포비아’ 포스터에 새겨진 문구는 ‘당신의 SNS는 안녕하십니까’입니다. 우리 모두 한번쯤 이 영화를 보며 자신의 SNS 사용은 어떤지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요.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온라인 싸움’ 툭하면 ‘오프라인 범죄’로… SNS의 내 모습 돌아봐야할 때
입력 2015-03-03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