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은 10곳 중 4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바늘구멍’이 더 좁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인문계 출신 여대생의 경우 취업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수 300명 이상 규모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아직 세우지 못했다’고 응답한 곳은 64.7%인 134개사에 달한 것으로 2일 조사됐다. ‘작년만큼 뽑겠다’는 기업이 37개사(17.9%)로 나타났고 ‘작년보다 덜 뽑겠다’는 곳은 14개사(6.8%), ‘한 명도 안 뽑겠다’고 답한 기업도 10개사(4.8%)에 달했다.
‘작년보다 더 뽑겠다’고 응답한 곳은 12개사(5.8%)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로 ‘국내외 업종 경기 악화’(26.4%)와 ‘회사 내부 상황 악화’(23.6%)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주저하는 또 다른 이유로 ‘정년연장으로 인한 신규채용 수요 감소’(23.6%)를 들었다. 퇴직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적정 정원관리를 위해 신규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3세쯤 퇴직하던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60세까지 근무하려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곳이 62.8%에 달했다.
대기업의 이공계 선호 성향은 갈수록 뚜렷해졌다.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9.2%로 조사됐다. 특히 건설·에너지(74.3%), 공기업(73.3%), 제조업(66.7%) 분야에서 이공계 출신을 더 뽑겠다고 응답했다. 인문계 학생을 더 많이 뽑겠다는 업종은 도·소매업(77.5%), 운수업(66.7%) 등이었다.
여대생 선발 비중도 평균 23.4%에 그쳐 여성 취업은 남성보다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부진과 60세 정년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대졸 취업난, 특히 인문계 출신 여대생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대기업 64% “채용계획 못 세웠다”… 더 좁아진 취업문
입력 2015-03-03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