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보육교사 김모(41·여)씨는 지난 1월 15일 어린이집에서 네 살짜리 원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수차례 내리쳤다. 탁자에 놓인 생일 떡을 허락 없이 친구에게 줬다는 게 이유였다. 김씨는 최근까지 원생 6명의 얼굴 머리 등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청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 아동학대 실태를 점검해 김씨 등 61명을 입건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구속된 사람은 인천 부평구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25·여)씨와 울산 북구 어린이집 원장 김모(42·여)씨다. 인천 보육교사 김씨는 4세 반을 맡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색칠이나 한글공부를 못한다고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9∼10명의 머리 등을 때리거나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어린이집 원장 김씨는 22개월 된 원생 입에 물티슈와 휴지 따위를 가득 넣은 뒤 몇 시간이나 서 있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16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보육시설 전수조사를 벌여 전국 5만2578곳 중 97.5%인 5만1286곳을 조사했다. 나머지 보육시설에 대한 조사는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보육시설 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 등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 전수조사로 밝혀진 사례는 원주 ‘생일 떡 폭행’ 사건을 비롯해 2건에 불과하다. 모두 강원도 사례로 다른 지역에서는 전수조사로 찾아낸 아동학대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나머지 사건은 군 단위 지역의 유치원에서 발생했다. 허모(37·여)씨 등 교사 2명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10개월간 원생 8명의 머리를 주먹과 나무 막대기로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허락 없이 떡 손댔다고 수차례 머리 폭행… 22개월짜리 입에 물티슈 물리고 벌 세워
입력 2015-03-03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