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역사 연구자가 30년 가까이 자국 각지를 다니며 파악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조선인 사망자 1만여명의 명단을 책으로 펴냈다.
조선인 강제징용 문제에 천착해 온 현대사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內康人·58)씨는 ‘전시(戰時) 조선인 강제노동 조사자료집-연행처 일람·전국지도·사망자 명부'(267쪽·고베학생청년센터 출판사·사진)를 지난 1월 말 발간했다. 이 책에는 ‘국가총동원법'에 따른 일제의 조선인 강제연행이 이뤄진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각지로 끌려가 현지에서 사망한 조선 출신 군인·군속·근로자 등 1만450여명의 명부가 담겼다.
이는 1939∼1945년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으로 강제연행됐다가 현지에서 사망한 조선인 전체의 3분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다케우치씨는 밝혔다. 아시아 현대사에 관심이 많았던 다케우치씨는 1970년대 김대중 납치사건, 재일 한인들이 간첩 누명을 쓰고 체포된 사건,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등을 보고 들으며 한반도 문제에 운명적으로 끌렸고, 1980년대 후반부터 강제징용 진상규명에 뛰어들었다. 다케우치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일 수교 50주년인 올해야말로 전쟁 피해자들의 존엄과 권리가 회복되는 형태로 일본과 한국 사이에 새로운 합의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에 대해 지금까지 파악한 범위에서나마 피해자 이름, 강제동원 기업과 장소 등을 적시한 책을 냄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日 역사연구자, ‘강제동원 조선인 사망자 명부’ 발간
입력 2015-03-03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