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월동에서 할머니,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김정은(18)양은 요즘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다. 시각장애인인 할머니를 모시고,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대학 진학은 아예 꿈조차 꾸지 못했던 김양에게 새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양은 며칠 전 경남은행이 설립한 ‘경은장학회’로부터 “든든한 후원을 해 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양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경남은행이 베풀어 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성인이 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진해구 도천동에 살고 있는 이영식(19)군 역시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교통사고로 장애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대신해 이군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야간에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 사랑나눔재단은 이군에게 ‘꿈’와 ‘미래’을 선사해 줬다. 이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어려운 여건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꼭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남은행은 40여년 동안 지역 내 소년소녀가장 등 7000여명의 학생들에게 30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은행 창립과 함께 설립한 ‘경은장학회’와 지방은행 최초로 설립한 공익재단(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은 매년 창립기념식 때마다 경남·울산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초청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창립 44주년을 맞은 지난해 창립기념식에서는 장학금 수혜 학생을 대폭 확대해 총 198명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수여했다.
경남은행은 경남도를 비롯해 도내 18개 시·군이 설립한 장학재단에 장학기금을 기탁하며 소년소녀가장들을 뒷바라지해 오고 있다. 또 지역 내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복비 지원과 점심제공 등 생계비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에 접수된 사연들 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소년소녀가장들에게는 별도의 후원계좌를 개설해 각계의 후원이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후원금을 지원받은 정순혜(16)양은 “처음에는 생활비를 지원받는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워 주위 사람들에게 무조건 감추려고 했지만 사랑나눔재단을 통해 집을 찾아온 언니 오빠들의 고마운 마음을 알게 되면서 생각을 바꾸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은 자체 제작한 ‘사랑의 돼지저금통’을 전국 161개 영업점에 비치해 고객들이 실천한 사랑나눔실천기금을 소년소녀가장과 희귀 난치병 어린이 후원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손교덕 은행장은 “미래의 희망인 아동·청소년들이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지 않도록 경남은행이 각별한 지원과 후원활동을 펴 나갈 것”이라며 “보다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린 학생들이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배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소년소녀 가장돕기-경남은행 경은장학회·사랑나눔재단] 학생 7000여명에게 배움 기회·희망 선물
입력 2015-03-03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