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27일(현지시간) 한국·중국 및 일본 간의 일본군 위안부 논쟁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셔먼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 “한국과 중국이 소위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과 논쟁하고 있으며 역사교과서 내용, 심지어 다양한 바다의 명칭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해는 가지만 실망스럽다”고 발언했다.
셔먼 차관은 “(동북아 역내에서) 민족감정이 여전히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일본의 역사왜곡 움직임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한국과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일본의 분명한 잘못과 반성 없는 태도로 인해 빚어진 갈등을 마치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식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대목에선 마치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인기를 위해 과거사를 활용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셔먼 차관은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만든 역사의 덫에 갇히는 국가의 위험스러운 이야기를 멀리서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도 말해 일본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美의 변심? 웬디 셔먼 “한중일 과거사 갈등 실망”
입력 2015-03-02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