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빛을 잃었습니다. 소금이 맛을 잃었습니다. 교회를 깨워주옵소서. (중략) 포로생활 70년을 지나고 이스라엘(민족)을 돌아오게 하셨던 사랑과 자비의 아버지, 우리에게 남북 평화통일을 허락해 주옵소서.”
목회자와 성도 등 예배당에 모인 1만여명은 황수원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낭독하는 ‘평화통일 기도문’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평통기도회·대표회장 김삼환 목사)는 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제96주년 3·1절 기념 ‘평화통일을 위한 3·1절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가졌다. 지난 1월 1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개최한 ‘평화통일 신년기도회’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오후 7시에 시작된 기도회는 참석자들의 애국가 합창으로 막이 올랐다.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오정현(사랑의교회) 목사가 각각 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상임공동대표와 쥬빌리구국기도회 공동대표 자격으로 단상에 올라 차례로 메시지를 전했다.
‘진리와 자유’(요 8:32)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 목사는 “오직 진리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할 때 우리는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서 “예수 안에서 진리와 믿음으로 무장하고 우리의 삶이 변화될 때 휴전선은 무너지고 남북이 함께 찬양할 날이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작은 자들이 갖는 통일의 꿈’(사 60:20∼22)을 주제로 한 설교에서 “하나님께서는 가장 작은 자들과 가장 약한 자들을 통해 일하신다”면서 “하나님의 예비 정신과 제사장적 책임으로 복음적 평화통일을 이루는 새로운 뉴코리아가 세워지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대한민국 만세!” “한국교회 만세” “복음적 평화통일 만세!”
설교에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을 지낸 림인식(노량진교회 원로) 목사의 선창에 참석자들은 미리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며 우렁찬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참석자들은 또 요약된 독립선언문을 함께 낭독하고 3·1절의 노래를 합창하면서 3·1절의 의미와 나라 사랑의 마음을 되새겼다.
90분 가까이 이어진 기도회는 교단·교파를 두루 아우르는 한국교회 연합행사로 진행됐다. 특히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양병희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은 지난 27일 ‘지하철 봉은사역 명칭 철회’ 기자회견을 함께 가진데 이어 기도회 순서자로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삼환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물려줄 유산은 통일”이라며 “한국교회가 다같이 일어나서 눈물로 기도하면서 이 민족을 위해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한국교회의 연합정신을 강조했다.
기도회에 이어진 ‘광복 70주년 대회를 위한 평통기도회 발대식’에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평통기도회는 불의와 불신앙으로 하나님을 배반하고 고통당하던 이스라엘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민족을 위해 기도하던 예레미야의 심정으로 기도하고자 한다”면서 기도회 출범을 선포했다. 평통기도회는 3·1절 기도회에 이어 오는 8월 15일 교단과 교파를 아우르는 광복절 연합기도회를 개최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한국교회가 통일을 엽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 물려줄 유산은 통일”… 3·1절 평화통일기도회
입력 2015-03-02 02:24 수정 2015-03-02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