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전 국민이 결핵퇴치운동에 나서줬으면 한다.” 대한결핵협회 정근 회장은 “우리나라의 큰 숙제가 통일이다. 북한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핵무기’라면 그다음으로 무서운 것이 ‘결핵’이다”라며 통일 전 결핵 퇴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을 염두에 둘 때 결핵 문제는 가장 큰 고민이다. 인적 교류가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통일을 위한 적극적인 교류가 일어나기 전에 결핵 퇴치를 준비해 통일의 걸림돌을 없애야 한다”며 “결핵협회는 2003년부터 대북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다보니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정치가 경색되고 남북관계가 안 좋아도 보건의료는 정치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핵은 남북의 이슈이다. 협회가 해주에 결핵요양소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중인데 북한의 결핵 퇴치를 위해 남북경색이 풀리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예산도 편성하는 등 준비가 돼 있다. 남북이 모두 이익을 얻는 것은 의료만이 할 수 있다”라며 “모순 같지만 우리나라는 결핵 발병률이 높은 만큼 결핵퇴치 노하우도 세계 최고이다. 발병률이 높다보니 치료 노하우도 높아진 것이고 그 중심에는 결핵협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전보다 결핵 발생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결핵 발병률은 OECD에서 가장 높다.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이 잠복결핵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평상시 면역관리를 잘하면 평생 동안 발병하지 않는 경우가 90%이다”며 “환자를 10만명당 50명으로 줄이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다제내성 결핵 및 광범위내성 결핵 등 치명적 결핵 감소, 취약계층이나 노숙인, 외국인 근로자 결핵 문제, 학교 내 집단발병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정부의 종합결핵관리계획에 맞춰 국가결핵퇴치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취약계층의 결핵문제는 생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어 협회가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예산문제로 축소된 복십자원을 경기도와 충청남도에 다시 오픈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실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진행하는 결핵퇴치 사업의 상징과도 같은 모금사업이다. 국민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지만 그 기금으로 국내뿐 아니라 북한과 동남아 등 많은 결핵환자들을 치료해 왔다”며 “인터넷포털 등과도 협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실 모금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 북한 등의 결핵퇴치에 앞장설 수 있는 국민운동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크리스마스실 판매를 통한 모금 활동에 의무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법조항을 삭제한 바 있는데 이로 인해 20%가까이 결핵퇴치 모금액이 줄고 있는 실정이다.
정근 회장은 “그동안 결핵협회는 일하는 협회, 뛰는 협회로 바뀌었다. 유관기관 및 관과도 협력이 좋아지고 있어 이제는 결핵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국민들도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이 국가에 도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인터뷰] 정근 대한결핵협회장 “북핵 다음 무서운 것은 결핵… 통일전 반드시 퇴치해야”
입력 2015-03-02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