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지난달 3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주제로 제22회 '고품격 건강사회 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최근 장 건강은 물론 면역력을 길러주고 아토피, 천식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에도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건강식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무엇이며, 그 효능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을 모시고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에 대한 올바른 정보
◇일시= 2015년 2월 3일 오후 3시
◇참석자=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지현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정명준 한국미생물 생명공학회 부회장, 건강전문강사 정혜진 약사
◇진행= 원미연 쿠키건강TV아나운서
◇연출= 정현호 쿠키건강TV PD
◇방송일시= 2015년 3월 3일 오후 6시 20분∼오후 8시(80분)
-프로바이오틱스는 무엇인가.
△김지현=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유산균이라고 해서 모두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일부 유산균만을 프로바이오틱스로 분류한다.
△이동호= 장 내에는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몸에 유익한 유산균의 분포가 많아야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을 총칭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 기능 강화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데.
△정명준=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생산액은 지난 2013년 804억원으로 55%의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영유아의 면역력 증강,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개선 등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됨에 따라 앞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일반 유산균의 차이점은?
△김지현= 모든 유산균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유산균을 프로바이오틱스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 몸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로는 락토바실러스, 락토코쿠스, 스트렙토코쿠스, 비피도박테리움 등이 있다.
-학계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김지현= 프로바이오틱스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기까지 100여년간 수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 현재까지 밝혀진 일부 균주 외에도 더 많은 균주들이 발견돼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의학계에서는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이 몸에 좋은 유산균이 많다는데?
△이동호= 아기는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락토바실러스 등 몸에 좋은 유산균을 갖고 태어난다.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엄마의 뱃속에 살고 있던 유익균을 물려받는다. 반면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기는 엄마 피부를 절개해 태어나므로 피부를 통해 포도상구균 등의 유해균을 받고 태어날 확률이 높아 자연분만 아이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후 유익균을 물려받은 아이라고 하더라도 성장하는 동안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좋은 균의 양이 점차 줄어든다.
-병원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이 많이 이뤄지는가. 주로 어떤 질환에 사용되나.
△이동호=과민성 장증후군, 크롬병 뿐 아니라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 등에도 다양하게 처방되고 있다. 증상이 100% 개선된다고는 볼 수 없으나, 치료 효과는 충분히 의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치매 등의 신경계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앞으로도 그 쓰임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현대인들의 장내 미생물 환경이 악화돼 각종 질병들이 발생한다는데?
△이동호=약 20∼30년 사이에 한국인에서는 거의 없었던 크롬병, 과민성 장증후군, 알레르기, 각종 암 등 다양한 질환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원인 중 하나로 식습관의 변화가 가장 많이 꼽힌다.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등으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대장 내 미생물의 환경이 변했다. 장에서 뿜어내는 각종 염증 물질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 인체에 유익한 균이 절실한 이유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장 내 세균과 면역체계의 상관관계는?
△이동호=일종의 전투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몸 안에는 수많은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사투를 벌인다. 장 안에 유해균이 침범하면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유익균이 적(유해균)들을 쫓아내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즉, 좋은 유산균이 나쁜 균들이 정착하지 못하도록 몰아내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먹으면 장 속 유해균이 증식하는 속도가 늦춰지고, 유익균이 활성화돼 면역력이 좋아진다.
△정명준=기능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영유아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의 개선을 돕는다. 또한 유해균에 대한 직접적인 항균활성 등을 통해 건강한 장을 유지시킨다. 마지막으로 대사 활성화다. 우리 몸이 소화하지 못하는 영양분을 소화시킴으로써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유독물질을 분해하거나 체외로 배출하는 기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요즘 약국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만 팔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들었다.
△정혜진=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후 빠르면 2∼3일 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는 분들도 있다. 우선 변의 색이 달라지고 변비 증상이 없어지는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둔 엄마들은 가려움증이 개선된다는 경험을 말하기도 했다. 장내 유익균이 많아지면서 면역력이 증가하고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하고 있다.
-아이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꼭 챙겨 먹여야 하는가?
△정혜진=생후 만 12개월이 지나면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완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아이의 면역체계로 하여금 병원균의 침입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아이의 면역체계가 균형을 잡고 장내 세균총이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므로 반드시 챙겨 주는 것이 좋다.
-약사 입장에서 주로 어떤 사람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권하는가?
△정혜진=보통 질병을 갖기까지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친다. 건강에 필요한 첫 단추는 ‘장 건강’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안 되듯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장 건강을 먼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3∼5세 아이들에게 아토피 등의 별다른 질환이 없더라도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으라고 권한다. 또한 면역력이 저하된 아이들은 감기에 잘 걸린다. 그래서 감기 잘 걸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공동체 생활을 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을 것을 권한다.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는 아이의 두뇌 발달,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적극 권하는 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정혜진=식약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하루 1억∼100억 마리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위산 분비가 많을 때 섭취하면 유산균이 많이 죽게 되므로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명준=약을 복용하면 프로바이오틱스의 90%가 사멸한다. 그러므로 약 복용 후인 4∼6시간 뒤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할 것을 권한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해외직구를 통해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외국 제품보다는 한국형 유산균을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명준=한국인에서 적합하게 살아남은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유산균은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10% 이상의 유전자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식습관, 주변환경, 생활환경의 다양한 조건에 따라 유산균이 진화하고 이로 인해 장 내 생육 및 생존 능력에서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서양인의 장에서 추출한 유산균의 경우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추, 마늘, 생강 등 향신료가 많은 음식을 먹는 한국인의 장에서 추출한 한국형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시중에 프로바이오틱스 종류가 너무 많다.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정혜진=수많은 제품이 있어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프로바이틱스는 건강증진을 위해 복용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먹되,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자. 무엇보다 몸에 유익한 균주가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살피자.
△정명준=유산균은 열과 수분, 위산에 약하기 때문에 제조, 보관, 섭취과정에서 파괴되기 쉽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결건조 과정을 거쳐 외부 환경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저장 안정성과 소화액에 대한 안정성을 동시에 보호해주는 이중코팅 기술이 필수다. 아무리 탁월한 효능을 가진 프로바이오틱스라도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지 못하면 결국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장까지 도달하는 이중코팅 기술을 보유한 제품을 권한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프로바이오틱스, 왜 열풍인가… 면역력 키우는 효자, 한국형 유산균 복용해야 효력
입력 2015-03-02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