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자궁근종 절제 ‘단일공 로봇수술’ 가임력 보존 최적

입력 2015-03-02 02:45
단일공 로봇 수술은 자궁근종 등 산부인과 분야에서 정교한 수술을 통해 여성에게 중요한 가임력의 보존에 유리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학교 2학년인 김수정(가명)양은 배에 혹 같은 것이 만져져 내원했다. 검사 결과 자궁에서 10cm 가량의 큰 근종이 발견됐다. 김양은 나이 어린 학생이므로 자궁에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 배에 흉터가 거의 없는 수술을 원했다. 그는 의사의 권유로 단일공 로봇수술을 선택했고 근종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수술한 지 이틀 만에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

여성에게 자궁은 아기가 자랄 수 있는 ‘집’이자,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중요한 장기다. 그런데 이러한 자궁 근육에 혹이 생겼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젊은 여성에게는 임신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현재까지 뚜렷이 알려져 있지 않으나, 최근 40∼50대 중년 여성 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자궁근종’ 환자 수를 집계한 결과 2009년 23만7000명에서 2013년 29만3000명으로 5.5% 증가했다.

문제는 흉터 없이 안전하게 근종을 제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궁근종절제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수술 후에도 자궁을 잘 보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가장 많이 걱정한다. 따라서 자궁근종절제술의 관건도 단순히 근종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근종을 제거하는 데 있다. 그중 눈여겨 볼 수술이 바로 ‘단일공 로봇수술’이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환자의 배꼽에 만든 단 하나의 작은 절개를 통하여 실시하는 최소 절개 수술을 일컫는다.

지난 2월 14일 기자는 서울아산병원 로봇 트레이닝 센터에 로봇 수술의 최신 지견을 나누는 워크숍을 방문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산부인과 영역에서 로봇 수술을 이끌고 있는 20여명의 국내 의료진들이 한 곳에 모여 다빈치 단일공 로봇수술의 현황과 최신 지견에 대해 논했다. 단일공 로봇 수술은 산부인과 분야(자궁근종 자궁적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에서 정교한 수술을 통해 여성에게 중요한 가임력을 보존토록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여의사들은 로봇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해 수술을 시연했다. 그들이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주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로봇수술은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장점이 결합돼 있다”며 “10배 확대 가능한 3차원 영상을 통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자궁의 근종을 제거할 수 있고 피부 절개 부위도 작아 상처가 작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근종 수술 후 임신을 시도할 경우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자궁근종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이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미란 서울성모 산부인과 교수는 “병원에 내원해 자궁근종절제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6명이 미혼 여성”이라며 “장차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일수록 로봇수술을 많이 선택하는데, 이는 자궁 손상이 최소화되고 보다 정교한 수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다빈치 싱글 사이트 로봇 단일공 수술은 배꼽에 만든 2cm 내외의 절개창 하나를 통해 수술하는 방법으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의사들이 모든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적극 권유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는 아직 로봇수술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지 못해 고가의 수술비가 든다. 김미란 교수는 “최근 나온 로봇 단일공 수술은 자궁 난소 기능 보존을 위한 최적의 수술이라는 점에서 여성들의 삶의 질 개선 효과도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권유하기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환자의 질환과 상태에 따라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