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질 살해 및 유물 파괴 등 야만적인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내부에서 과격파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본 NHK방송은 지난 1월 IS에 억류된 일본인 인질 2명 및 요르단 조종사의 인질 교환 협상에 관여한 종교 지도자의 측근을 인용해 1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IS가 고토 겐지 등 일본인 인질 2명과 요르단 조종사 마스 알카사스베 중위에 대한 인질극을 벌일 당시 요르단 정부가 ‘막데시’란 종교 지도자에게 IS와의 협상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막데시는 IS에 “고토는 군인도 아니고 군사작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반하는 일”이라며 석방을 촉구하고 억류된 조종사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끔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IS는 조종사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았으며 결국 이 때문에 인질 협상이 결렬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당시 IS 내에서 인질 협상을 주도한 것은 IS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집단이었다”며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조차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정확한 규모나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IS 내부에 보다 급진적인 행보를 주도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인 인질 2명과 요르단 조종사는 모두 살해됐다. IS는 2월 중순에는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하고 이라크 모술박물관의 유물들을 파괴하는 등 야만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의 인질 참수 영상에 등장해 ‘지하드 존’으로 불린 영국인 무함마드 엠와지가 2005년 발생한 런던테러와 연계된 조직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런던에서는 2005년 7월 7일 지하철과 버스에서 4차례 연쇄테러로 52명이 사망하고 70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2주 뒤 또다시 테러 기도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후속테러를 기도한 후세인 오스만과 엠와지가 속했던 런던의 테러조직 간부가 당일 통화한 사실이 법원 기록으로 확인된 것이다. 당시 체포된 용의자들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IS, 극단적 분파가 점령 알바그다디도 통제 못해”… 인질협상 종교지도자 증언
입력 2015-03-02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