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40여년 동안 교편을 잡았던 김종건(62·황금중) 교감의 정년퇴임일인 28일 제자들이 김 교감을 위한 특별한 퇴임식을 마련했다.
1일 ‘김종건 선생님 퇴임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제자들은 퇴임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김 교감의 마지막 수업을 들었다. 1교시는 국어교사였던 김 교감이 직접 강의하는 문학시간, 2교시는 제자들의 편지를 모은 기념문집 전달, 3교시는 추억을 이야기하는 제자들과의 대화, 4·5교시는 장기자랑과 축하무대로 꾸며졌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퇴임식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던 제자들의 아이디어였다.
제자들은 지난해부터 퇴임식을 준비했다. 처음 10여명이 행사를 준비할 때 퇴임식을 열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소식을 접한 제자 100여명이 참여해 순식간에 행사비용이 모였다. 퇴임식에는 김 교감의 제자 120여명을 비롯해 동료·지인 등 200여명이 모였다. 학생, 교사, 경찰, 법조인, 언론인, 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들이었다. 이제는 50대로 장년이 된 첫 제자들도 있었다. 김 교감은 1975년 4월 스물세 살 때 경북 포항 구룡포남부초등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다. 그는 낡은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바자회 같은 곳에서 헌 양복을 사 입는 등 검소하게 생활하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제자는 지체하지 않고 도왔다.
그의 사랑에 감동받은 제자들은 김 교감의 이름을 따 ‘종건당’이란 모임을 만들었고 학교와 세대는 다르지만 1기부터 33기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04년에는 종건당 장학재단을 만들어 장학활동도 펼치고 있다.
종건당 9기 전미화(41·여)씨는 “나만 선생님과 특별한 인연인 줄 알았는데 다른 제자들도 선생님을 특별하게 생각해 놀랐다”며 “제자들이 잘났건 못났건 똑같이 사랑해준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김 교감은 “교감을 2년 정도밖에 안 하고 평교사를 오래해 행운이라 생각한다”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준 제자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40여년 교편생활’ 중학교 교감 위한 특별한 퇴임식… “제자들을 편견없이 사랑해준 최고의 선생님”
입력 2015-03-02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