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이돌 설명하고 웹툰으로 알리고… 10대 눈높이 ‘태극기 홍보’ 눈에 쏙쏙

입력 2015-03-02 02:29
올바르게 그려진 태극기를 맞히는 퀴즈를 푸는 가수 혜이니(왼쪽 사진). 걸그룹 EXID 히트곡 ‘위아래’ 가사 순서대로 태극기를 그려보라고 설명하는 웹툰 ‘조선왕조실톡’.동영상·웹툰 캡처

[친절한 쿡기자] 3·1절 출근길에 태극기를 단 택시를 탔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에 태극기 바탕화면이라도 깔아볼까’ 하는 소박한 애국심이 발동했습니다.

정부는 3·1절과 같은 국경일마다 태극기 게양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방법이 고루해 외면당하기 일쑤입니다. 특히 미래를 짊어질 10대에게 “태극기를 달자”며 애국심을 끌어올리기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태극기 홍보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10대에게 친숙한 아이돌을 활용하는 방법이 제격입니다. 특히 ‘애국돌’ ‘개념돌’이라는 칭찬도 받을 수 있어 참여를 독려하기에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올해는 가수 혜이니와 그룹 제스트가 태극기 게양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건곤감리가 제대로 그려진 태극기를 찾는 퀴즈부터 국경일과 조의를 표하는 날에 서로 다른 태극기 다는 법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하늘을 뜻하는 괘 ‘건’이 무조건 깃봉에 있으면 된다”는 식의 설명은 10대 눈높이에 딱 맞습니다.

인기 아이돌의 짧은 SNS도 효과적입니다. 소녀시대 써니는 SNS에 태극기와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적었습니다. 사진과 글은 팔로어 190만명에게 동시다발로 퍼졌고 3·1절의 역사적인 의미를 논의하는 이중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연예인 공항패션도 의외의 홍보 효과가 발휘됐습니다. 배우 서우와 채정안은 출국하면서 태극기를 단 모자를 썼습니다. 태극기도 세련된 패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네티즌은 감탄했습니다.

웹툰도 좋은 홍보 수단입니다. 네이버 웹툰 ‘조선왕조실톡’은 태극기의 4괘 ‘건곤감리’를 헷갈리는 한 부자의 대화를 소재로 올바른 태극기 그리는 법을 재치 있게 설명했습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그룹 EXID의 ‘위아래’를 부르면 쉽다는 건데요. ‘위아래 위위 아래’ 가사에 맞춰 왼쪽 위, 왼쪽 아래, 오른쪽 위, 오른쪽 아래 순서대로 3∼6 조각으로 이뤄진 괘를 그리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네요. 붉은색과 푸른색 태극 문양도 태양과 바다 위치를 떠올리면 쉽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국기게양을 의무화하는 법을 개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뭇매를 맞았습니다. “애국심을 강요하느냐”는 비판이 나왔죠. 결국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러 단체와 함께 태극기 달기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