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17년 전 사라진 딸 되찾은 남아공 부부

입력 2015-03-02 02:55
제파니가 갓 태어난 뒤 엄마 품에 안겨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부부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유괴됐던 딸을 17년 만에 극적으로 찾았다. 유괴된 딸의 친동생이 언니와 얼굴이 흡사한 덕분이었다.

모르네 널스씨의 딸인 제파니(17)는 1997년 케이프타운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괴됐다. 엄마가 잠든 새 누군가 몰래 데려간 것이다. 딸이 유괴된 뒤 이들 부부는 물론 온 집안이 슬픔에 휩싸였다. 제파니의 고모는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제파니를 잃은 뒤부터 집안은 늘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올해에도 제파니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17년째 생일파티를 열었다.

결국 기적은 찾아왔다. 이들 부부는 제파니를 잃은 뒤 카시디라는 딸을 얻었는데 카시디는 지난달 케이프타운의 한 고교에 진학했다. 그런데 자꾸 동급생들이 “너랑 꼭 빼닮은 언니가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카시디는 제파니를 찾아갔고, 진짜 자신과 닮았다는 걸 확인했다.

카시디는 부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다. 이후 부모는 카시디와 제파니를 근처 맥도날드에서 만나게 한 뒤 밖에서 둘을 몰래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모르네는 “제파니를 본 순간 단박에 내 딸이라는 걸 알아챘다”고 말했다. 이후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고, 최근 DNA 검사를 통해 친딸인 걸 공식 확인했다.

제파니를 납치한 여성(50)은 그동안 주변에 제파니가 친딸이라고 얘기해왔고, 아무도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파니 말고는 다른 자식은 없었다. 그녀는 결국 최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국은 제파니를 현재 복지시설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심리적 안정을 되찾으면 친부모에게 보내줄 예정이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