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봄봄’이 떠오르는 요즈음… 김유정 유작 동화 ‘두포전’ 햇빛

입력 2015-03-02 02:30

‘봄봄’ ‘금 따는 콩밭’ 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소설가 김유정(1908∼1937·사진)은 말년에 동화를 썼다. 그가 폐결핵으로 죽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고작 장편 동화 ‘두포전’(북인 출판사)이 1일 출간됐다.

잡지 ‘소년’에 연재되었던 ‘두포전’은 병이 악화되며 끝내 마무리되지 못했다. 1939년 3월호 ‘소년’ 사고(社告)에는 “여기까지 쓰시고, 그러께 봄에 김유정 선생님이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 다음 이야기는 다행하게도 김 선생님 병간호를 해드리며 끝까지 그 이야기를 횅히 들으신 현덕 선생님이 대신 써주기로 하였습니다”라고 전했다.

‘두포전’은 강원도 춘천 외곽 금병산에 얽힌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두포전’은 민중이 기다리는 아기장수 영웅에 가깝다기보다는 참된 가정에 대한 롤 모델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두포를 한 나라의 태자로 설정했는데, 자식을 장차 나라를 다스릴 성군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키우고, 떠나보낼 때 떠나보낼 줄 아는 노부부의 양육 태도를 모든 부모의 롤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가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쓴 이 동화는 식민지 상황에서 어린이야말로 희망이라는 걸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출판사 측은 해석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