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면 봄이 왔다고 여기지만 기상학적으로 봄은 ‘일평균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가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 시작된다. 지난 37년간 우리나라 봄 시작일은 10년마다 2.6일씩 빨라져 열흘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 탓이다.
기상청 권재일 연구원과 건국대 지리학과 최영은 교수는 1974∼2011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43개 지점의 일평균기온을 분석해 ‘앙상블 경험적 모드 분해법을 이용한 우리나라 봄 시작일에 관한 연구’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 봄은 평균 3월 11일 시작됐다. 가장 빨리 시작된 2009년은 2월 27일, 가장 늦은 1996년은 3월 21일에야 봄이 왔다. 봄 시작일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앞당겨졌다. 남해안과 동해안에서 변화가 뚜렷했고 내륙과 서해안은 비교적 더뎠다. ‘이른 봄’은 지구온난화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80년대부터 도시화의 영향이 커지고 지구적으로 겨울철 기온 상승폭이 컸던 점 등을 봄이 앞당겨진 원인으로 꼽았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우리나라에서 봄이 빨리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올봄은 언제 올까. 기상청 관계자는 “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3월은 평년과 비슷해 개나리·진달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1∼3일 빠를 전망”이라며 “봄 시작일도 평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봄 시작 10년마다 2.6일씩 빨라졌다… 37년간 열흘가량 앞당겨져
입력 2015-03-02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