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재개 ‘홍대 클럽데이’ 뜨거운 부활… 첫 공연에 2000여명 몰려

입력 2015-03-02 02:32
홍대 클럽데이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열린 제1회 클럽데이 공연 장면.연합뉴스

지난 27일 금요일 밤. 오랜만에 홍대 클럽들 앞에 긴 줄이 생겼다. 4년 만에 부활한 홍대 문화의 상징 클럽데이를 반겨주는 인파였다.

이날 홍대 주차장 거리 중앙에 마련한 클럽데이 입장권 교환처에는 클럽들이 문을 여는 오후 8시까지 두 시간이 남았음에도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교환처 담당자들에 따르면 오후 2시부터 사람들이 기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달 클럽데이가 부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입장권 1500장은 순식간에 다 팔렸다. 이날 현장 판매한 700장도 매진됐고, 공연장 앞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2001년 시작된 클럽데이는 오랜 기간 홍대를 대표해온 문화행사였다. 전성기 시절에는 20여곳의 클럽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2011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강남이나 이태원의 클럽문화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사람들이 발길을 끊은 것이다. 여기에 인디밴드들의 무대였던 클럽을 춤추고 술 마시는 상업적인 공간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부활한 클럽데이에는 고고스2, 에반스라운지, 클럽에반스, 클럽 타, 프리버드 등 5곳의 클럽과 KT&G 상상마당, 벨로주, 레진코믹스 브이홀, FF, 프리즘홀 등 공연장 4곳이 참여했다. 각 클럽은 재즈, 록 등 장르별로 특화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카스텐, 혁오, 눈뜨고코베인, 빌리어쿠스티 등 인기 밴드와 3호선 버터플라이, 구본암밴드 등 실력파 뮤지션도 총출동했다.

상상마당의 첫 무대를 맡은 록밴드 국카스텐 공연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사람들은 오른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환호했고, 후렴구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클럽FF도 열기는 마찬가지였다. FF를 찾은 직장인 신은지(29)씨는 “혁오를 보려고 왔다”면서 “사람들이 많았지만 다들 매너 있게 행동했고 가까이서 공연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벨로주는 싱어송라이터 강아솔과 피아니스트 임보라 등의 공연으로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을 보기 위해 홍대에 새롭게 유입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변 상가도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FF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은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클럽데이가 열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대 인디음악의 중심지 롤링홀 김천성 대표도 “클럽데이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홍대만의 클럽문화를 부활시킨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들은 클럽데이의 부활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찾아온 사람들도 클럽데이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운영 미숙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발견됐다. 특히 공연장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을 입장시켜 제대로 음악을 즐기기 어려웠다. 일부 클럽은 출입을 제한하려고 입구를 폐쇄하면서 화재 등 사고 위험을 노출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