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고통 3중 관리로 탈출… 가임 여성 40%가 겪는 ‘월경전증후군’

입력 2015-03-03 02:14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가 월경전증후군 때문에 ‘그날’이 다가오면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한 여성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생약 성분 월경전증후군 치료제 프리페민. 종근당 제공
여성들은 월경이 다가온 사실을 날짜가 아닌 몸으로 먼저 느낀다. ‘호르몬의 노예’라 불리는 시기에 다양한 증상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상 증상은 보통 월경 7∼10일 전에 불쑥 나타났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바로 가임기 여성의 약 40%가 겪고, 20∼30대 여성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월경전증후군’(PMS)이다.

일부 여성은 월경전증후군 때문에 대인관계와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는다. 우리나라 남성 10명 중 7명이 “여자친구나 부인의 월경 전 증상 때문에 생활에 보통 또는 그 이상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월경전증후군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의학자들은 생리주기로 인한 신체 호르몬 질서에 변화가 오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월경 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고 프로게스테론이 늘어나는 등 호르몬 균형이 평소와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여성은 “월경전증후군은 어쩔 수 없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참거나 진통제만 먹는다. 하지만 월경전증후군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완화시킬 수 있다고 여성의학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증상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월경전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상 증상이 언제, 어떻게 나타나는지 체크해 본인 스스로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선 카페인, 알코올, 당분, 염분, 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저지방식품, 채소, 비타민 B·C·E 및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식생활습관이 권장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어떤 종목이든 정기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월경전증후군 고통이 적은 경향이 있다”며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명상을 하거나 음악감상 등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을 평소에 자주 하는 것도 월경전증후군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절대 심각한 병이 아니다’라고 자신을 안심시키는 자기최면도 필요하다. 더불어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므로 월경이 다가오면서 이상 증상이 예측되는 시기에 미리 기분을 이완시키고 남과 다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물론 남편, 상사, 직장동료 등 주변 사람도 “그날만 되면 저러지”라는 식으로 비꼬거나 아는 척 하는 대신 스트레스가 가중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할 때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월경전증후군 치료제는 생약 성분으로 부작용이 적은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아그누스카스투스’(서양 순비기나무) 열매 추출물 성분의 ‘프리페민’을 들 수 있다. 아그누스카스투스는 꿀풀목 마편초과(馬鞭草科)에 속하는 관목으로 지중해가 원산지다.

프리페민은 스위스의 생약전문회사 ‘젤러’가 개발했다. 국내에선 종근당이 판매 중이다. 하루에 한 알씩 먹으면 되며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서는 3개월간 지속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종근당 관계자는 “프리페민은 많은 여성이 적절한 처방이 없어 그냥 참고 견뎌야 했던 월경전증후군을 효과적으로 물리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약”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