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수장이 8년 만에 새로 선출됐다. 중기중앙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옥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제25대 회장으로 박성택(58·사진)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을 선출했다. 경제 5단체장 중 유일하게 선거를 치르는 데다 5명의 후보가 접전을 펼쳐 결선투표까지 가서야 당선자가 가려졌다.
이날 선거는 투표 전부터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527명의 선거인단 중 518명이 투표한 1차 투표에선 과반수를 얻은 당선자가 없었다. 박 신임 회장이 154표로 1위에 올랐지만 2위(이재광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130표)와 3위(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112표)도 100표를 넘겼다. 498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박 신임 회장은 294표를 얻어 204표에 그친 이 이사장을 누르고 중기중앙회 차기 수장으로 확정됐다.
박 신임 회장은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 “개발경제시대의 공급 중심 정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꾸는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고유 업종에 대해선 대기업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압축 성장 시기 저축과 차관을 다 쏟아부어 성장시킨 만큼 재벌들은 국민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업종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재벌 2, 3세와 젊은 창업자의 상황을 비교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다. 이미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안성 출신의 박 신임 회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LG그룹에 입사해 근무하다 1990년 건자재와 골재 유통사인 산하물산을 설립했다. 이후 사업을 확장해 레미콘과 아스콘 제조사인 산하, 컨테이너 물품을 보관하고 골재를 생산하는 위업개발,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위업인베스트먼트 등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경련·경총 등 타 경제단체의 경우 회장 구인난에 시달리지만, 중기중앙회는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 8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히며 과열됐던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 막판 돈 선거 논란이 터졌다. 서울시선관위는 26일 한 후보자의 측근이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해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금전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각종 혜택이 주어져 선거 때마다 과열되는 모습을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각종 정부 회의에 참석하고.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 등 각종 직책도 겸하게 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中企대통령’ 중소기업중앙회장에 박성택
입력 2015-02-28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