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집권 3년차 국정 운영을 조율하고 자신을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68)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발탁했다.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서실장 교체를 시사한 뒤 46일 만에 단행한 깜짝 인사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이완구 국무총리 발탁, 청와대 조직개편, 4개 부처 개각에 이어 인적 쇄신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다. 특히 그동안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최측근 인사이자 ‘정치적 멘토’를 비서실장에 임명함에 따라 자신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정보기관 수장인 현직 국정원장을 7개월여 만에 비서실장으로 낙점한 것은 현 정부의 극심한 인물난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돌려막기 인사 아니냐는 상반된 평가도 있다.
이 실장은 소감을 통해 “대통령과 국민들께서 지금 저에게 기대하시는 주요 덕목이 소통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낮은 자세로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의 가교가 되고,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정부와도 더욱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후임 국정원장에는 이병호(75)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2차장을 내정했다. 이 국정원장 내정자는 26년간 국정원에서 국제국장, 2차장 등 요직을 거친 뒤 주미공사, 주말레이시아 대사까지 역임한 인사다. 민 대변인은 “강직하고 국가관이 투철하고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국정원을 이끌 적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에는 김성우(56) 현 대통령 사회문화특보가 임명됐다. 윤두현 홍보수석 후임에 임명된 김 수석은 SBS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달 23일 특보 임명 후 한 달 만에 발탁됐다.
신설된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임명됐다. 홍보특보에는 과거 민주당에 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겨온 김경재 전 의원이 임명됐다. 민 대변인은 “추가로 발표된 특보단이 당청관계를 비롯한 여러 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靑비서실장, 정보수장 앉히다… 朴 대통령, 전격 임명
입력 2015-02-28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