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가 공약을 걷어차다니… ”

입력 2015-02-28 02:26

가까스로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연장 협상을 마무리 지은 그리스에서 반정부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채무를 탕감하고 긴축정책을 끝내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그리스 내부의 반발이 시작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450명가량의 시위대는 아테네 거리로 나와 총선 공약을 지키지 않은 치프라스(사진) 정부에 분노를 표출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행진이 끝난 후 시위대 수십명은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고 차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길거리 상점의 유리창과 버스정류소들도 부서졌다.

이날 시위는 27일 독일 연방회의의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안 표결을 앞두고 일어났다.

지난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이 승인한 구제금융 연장안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BBC는 “지난주 타결된 구제금융 연장안이 그리스 내부에 분열의 방아쇠를 당겼다”면서 “독일이 EU에서 지배적인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독일의 승인은 향후 다른 국가들의 결정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자는 지난 1월 반긴축정책과 채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벌이던 치프라스 정권은 공무원 조직 축소와 노동 개혁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오는 6월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하게 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