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크로스컨트리 1인자 따돌린 ‘무서운 여중생’… 중3 제상미, 크로스컨트리 여왕 예약

입력 2015-02-28 02:16
제상미가 2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제9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여자 중학부 15㎞ 계주에서 힘차게 언덕을 오르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인 제상미는 이번 대회에서 성인 선수보다 뛰어난 기록으로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의 차세대 여왕 탄생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의 차세대스타 제상미(16·강원도 도암중 3)가 27일 전국동계체육대회 4관왕에 등극했다. 특히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상징’ 이채원(34·경기도체육회)보다 뛰어난 기록을 작성했다.

‘무서운 여중생’ 제상미는 25일 크로스컨트리 여자 중학부 클래식 5㎞ 경기를 시작으로 26일 15㎞ 계주, 27일 프리스타일 7.5㎞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땄다. 클래식과 프리스타일을 합산한 복합에서도 1위에 올랐다.

국내 스키계는 제상미의 기록에 주목하고 있다. 5㎞ 경기에서 14분35초9로 여자 일반부 클래식 5㎞에서 14분54초7로 금메달을 수확한 이채원보다 무려 18초8이나 앞섰다. 크로스컨트리는 모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제상미는 일반부에 출전했어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셈이다.

이채원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부터 지난해 소치까지 총 4차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이 종목 최고의 국가대표 선수다.

앞서 제상미는 지난달 강원도에서 열린 전국스키선수권대회에서도 이채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기록까지 크게 앞지르며 국내 1인자의 아성을 확실히 깨뜨린 것이다.

홍순철 도암중 감독은 “제상미는 ‘반짝’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며 “스키 자세가 안정돼 있고 기술이 월등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알펜시아리조트 근처에 사는 제상미는 도암초 3학년 때 스키에 입문했다. 심폐능력이 뛰어나 ‘스키의 마라톤’이라는 크로스컨트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국제스키연맹(FIS)에 선수로 등록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연령이 돼 2015-2016시즌부터 세계무대도 두드릴 예정이다. 제상미는 “평창올림픽에 나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