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北, WMD·사이버안보 측면서 큰 위협”

입력 2015-02-28 02:24

북한이 잠수함용 탄도미사일(SLBM)을 개발 중이라는 미군 고위 인사의 증언이 나왔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을 장거리미사일이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뿐 아니라 사이버안보 측면에서도 위협을 가하는 잠재적 적대 세력으로 재차 지목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최근 미국 보수성향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이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사실을 보도한 데 이어 26일(현지시간) 세실 헤이니 미군 전략사령부 사령관(해군 제독)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서면 증언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전략 핵무기 운용과 함께 사이버사령부 지휘도 총괄하는 헤이니 사령관은 “북한이 SLBM 개발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 역량을 기르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한 북한이 이동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도 개발 중이라면서 “북한 정부가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축소 핵무기 탄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같은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클래퍼(사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익히 알려진 핵무기·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뿐 아니라 사이버안보 측면에서도 북한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래퍼 국장은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의 위협요인’을 주제로 한 이날 청문회에서 “(사이버 분야에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이 테러범들과 함께 잠재적인 적대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나 중국에 비해 기술 수준은 낮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해 발생한 북한의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과 미국 카지노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에 대한 이란의 사이버 공격은 이들 두 나라가 의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이버 적대행위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소니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미국의 이익에 가장 심각하고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킨 사이버 공격”이었다고 평가했다.

수많은 이들의 사회보장번호와 이메일, 최고경영진의 급여 등을 포함한 민감한 데이터가 해킹당하는 바람에 피해복구를 위해 소니사가 들인 금액만 1500만 달러(약 1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의 WMD에 대해서도 “미국과 동아시아 안보환경의 심각한 위협”임을 재확인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은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자신들의 핵시설을 재정비, 재가동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그에 따라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김정은 정권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과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