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금호산업 인수戰 철수 왜

입력 2015-02-28 02:16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신세계그룹이 금호산업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신세계는 27일 “금호산업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본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세계의 인수의향서 제출이 실제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 의사가 있었다기보다 롯데그룹의 입찰 참여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컸기 때문이었다. 광주신세계는 금호산업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입점해 있어 롯데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영업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롯데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수 의사를 번복했다.

실제 신세계는 2013년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에 내준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인천시로부터 부지와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었지만 인천시가 해당 부지를 롯데에 팔면서 임차 기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에 따라 롯데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광주점 역시 인천점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어 방어적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