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라크 모술 지역서 야만적 유물 파괴

입력 2015-02-27 03:01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6일 공개한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의 유물 파괴 동영상에서 한 남성이 고대 석상을 넘어뜨리고 있다(왼쪽). 해머를 동원해 석상을 부수거나(가운데), 전동 드릴로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 시대의 ‘날개 달린 황소’로 추정되는 유물을 깨뜨리는 장면도 포함됐다(오른쪽). 륥륲륳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고대유물을 대거 파괴하는 동영상을 2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들 유물이 이슬람의 가치를 훼손하는 미신이거나 이단의 산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동영상이 나오자 유네스코(UNESCO)는 “IS의 유물 파괴 행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한 문화재 훼손 행위의 하나”라고 강력 규탄했다.

5분 정도의 동영상에는 해머를 든 사람들이 모술의 박물관으로 보이는 곳에 전시된 석상과 조각품을 깨부수거나 넘어뜨려 훼손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IS는 지난해 7월 이후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해 왔다. IS는 또 야외의 거대한 석상 등을 전동 드릴로 부수기도 했다.

석상 가운데에는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Assyria) 시대의 ‘날개 달린 황소’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언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IS가 지난 22일 모술의 도서관에 소장된 희귀 서적과 고문서 8000여점을 폭발물을 이용해 한꺼번에 소각했다고 보도했다. 피해품에는 18세기 필사본, 19세기에 이라크 최초의 인쇄소에서 찍어낸 고대 시리아어 서적, 오스만 제국 시대의 서적은 물론 아스트로라베(고대 천문관측기)와 고대 모래시계 등의 유물도 포함됐다.

IS는 성서에 나오는 예언자 요나가 묻힌 것으로 구전되는 나비 유누스 묘지를 폭파하는 등 점령지의 교회나 기독교 관련 유적들도 파괴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