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삼성화재, 현대캐피탈과 함께 남자 프로배구를 이끌어온 전통의 강호다. 원년 이듬해인 2006-2007시즌부터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다. 매년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다. 신영철 감독(현 한국전력 감독)이 이끌던 2010-2011시즌에는 삼성화재를 꺾고 처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무리 못해도 3위는 했던 대한항공이 올 시즌 9년 만에 ‘봄 배구’ 티켓을 따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26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한국전력에 1대 3(14-25 20-25 25-22 22-25)으로 패했다. 15승17패 승점46으로 4위에 머문 대한항공은 3위 한전(20승11패·승점56)에 무려 승점이 13점이나 뒤졌다. 남은 4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전승을 하고 한전이 전패할 경우에만 3, 4위간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될 수 있다.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오히려 한 경기 덜 치른 현대캐피탈(14승17패·승점46)이 남은 5경기에서 전승할 경우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다.
이날 3위 한전을 반드시 잡아야 했던 대한항공은 되레 한전에 철저히 농락을 당하며 완패했다. 첫 세트부터 리시브가 불안한 데다 산체스의 강타가 한전의 쥬리치(그리스)에게 잇달아 블로킹됐다. 곽승석(10점)이 분전했지만 한번 무너진 팀 사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확 달라진 한전은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하며 대한항공에 3연패 뒤 3연승,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2011-2012시즌 4위로 단 한번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던 한전은 프로배구 10년 동안 두 번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전은 내달 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하면 2, 3위가 벌이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다.
쥬리치는 자신의 최다득점(42점)과 타이를 이루는 맹활약으로 자신의 4번째 트리플크라운(후위득점 13, 블로킹 7, 서브득점 3점)을 자축했다. 토종 거포 전광인은 10점을 올리며 쥬리치의 부담을 덜었고, 센터 하경민은 속공 11점을 포함해 14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만년 꼴찌’ 한전, 사상 두 번째 PS… 쥬리치 네번째 트리플크라운 달성
입력 2015-02-27 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