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사장은 행시 26회로 1983년 공직에 입문했다. 사무관 초임 시절 법제처에서 잠깐 보낸 시간을 빼고는 31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상공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산업통상자원부로 이름이 바뀐 산업부 계열 부처에서 일했다.
지난해 7월 산자부 1차관으로 퇴임하기까지 산업·무역·기술·통상 분야를 거치며 많은 성과를 냈다.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 발굴, 국가균형발전계획 수립,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산업융합정책 수립 등 굵직한 정책과 법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무역보험기금 확대를 위해 외환·KB·기업 등 3개 시중은행장을 개별적으로 만나 총 3000억원의 특별 출연을 이끌어낸 일을 꼽는다. 후배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5년부터 10년 동안 과장으로 일했을 때 같이 일했던 사무실 직원들과의 모임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한 후배 관료는 3년 전 스승의 날 “김 차관님이 바로 제 인생의 스승”이라며 장문의 편지와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쌍둥이로 김재민 한양대 구리병원 부원장이 동생이다. 둘은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함께 다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고교 2학년 때 법관이 되고 싶었던 김 사장은 문과를, 동생 김 부원장은 이과를 택해 잠시 멀어진 듯했으나 둘은 재수를 거쳐 다시 같은 대학(한양대)에 진학했다. 김 사장은 행정학과에, 동생은 의대에 입학했다.
김 사장은 고3 때 담임선생님이 졸업식날 제자들에게 칠판에 써준 ‘붕정만리(鵬程萬里) 기불탁속(飢不啄粟)’이라는 말을 인생의 가치관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큰 새가 먼 길을 날아가는 도중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좁쌀은 쪼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앞의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면서 큰 길을 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항상 이 말을 되새기면서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종석 산업부장
[데스크 직격 인터뷰] 김재홍 사장은…
입력 2015-02-27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