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젠 아울렛”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의 통 큰 도전… 김포에 첫 교외형 아울렛 매장 개장

입력 2015-02-27 02:34
개장일을 하루 앞둔 26일 현대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1호점인 김포점. 경기도 김포시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부근에 자리한 김포점엔 54개의 수입명품을 비롯해 239개 상점이 입점을 마쳤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정지선(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본업인 유통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기 위해 준비한 첫 번째 야심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첫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으로 그룹 전체로는 2012년 현대백화점 충청점 이후 3년 만의 출점이다.

26일 찾은 경기도 김포시 아라김포여객터미널 인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정 회장의 열정이 배어 있었다. 연면적 15만3800㎡, 영업면적 3만8700㎡의 거대한 공간에는 고가 수입 브랜드 54개를 포함해 모두 239개 브랜드가 선보였다. 특히 구찌, 버버리, 페라가모 등 고가 수입 브랜드 25개가 수도권 서부 지역에선 처음으로 등장했다. 개점 첫해 매출 목표는 4000억원이라고 한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서울에 인접한 다른 프리미엄아울렛에 비해 거리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단순한 쇼핑에 더해 레저와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한섬, 리바트 등 유통 이외 분야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관심을 가져왔다. 인수에 실패하긴 했지만 동양매직과 위니아만도 등도 인수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을 시작으로 본업인 유통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오는 8월에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복합몰을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울렛도 출점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인천 송도에 프리미엄아울렛 2호점을 열고 백화점 압구정 본점 증축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에도 아울렛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해놓은 상태다.

지난 10일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키로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면세점 사업을 그룹의 전략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으로 공항 및 해외 면세점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이 이처럼 본업인 유통에서 잇따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던 백화점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영향이 크다.

백화점 시장은 지난해 판매액이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정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울렛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해 올해는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 시장 역시 지난해 600만명을 넘긴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 급증 영향으로 향후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특히 올해 첫 진입을 시도하는 시내 면세점의 경우 공항면세점에 비해 수익성에서 앞서 있고, 다른 유통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정 회장은 100년 이상 장수한 기업의 생존 비결로 변화와 혁신을 제시했다. 유통업계에선 정 회장이 몇 년 사이 제조업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면 올해부터는 본업인 유통을 강화해 체질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포=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