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 8년(1919) 4월 1일 윤수선이 부산에서는 학생이 조선독립을 위해 만세를 외친다고 이야기하자 김성선 강덕수는 윤수선과 함께 밀양에서도 조선독립 시위운동을 하자고 발의했다. (중략) 2일 밤 동교(밀양 공립보통학교)에 모인 이가 20∼30명에 달하자 박차용은 나팔을 불며 선두에 서고 다른 사람은 조선독립만세를 외치고 연호하면서 도로를 열을 지어 걸었다.”
밀양에서 독립만세 시위를 했다가 검거돼 부산지방법원 밀양지청에서 징역 6개월∼1년6개월을 각각 선고받은 14∼15세 소년 7명에 대한 판결문이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영남과 호남(제주 포함) 지역의 3·1운동 가담자 286명에 대한 식민지 재판부 판결문 50건의 원문과 번역문 등이 실린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 자료집 3·1운동(Ⅱ)’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독립만세운동은 종교인, 교사, 학생, 기생 등을 가리지 않고 각계각층이 대거 참여한 거족적 운동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독교 장로파 영수인 윤영복(당시 26세)은 신도들과 함께 태극기를 제작하고 영일군 덕성리 장날 깃발을 흔들며 독립만세를 이끌었다. 통영의 기생(妓生) 정막래(21)와 이소선(20)은 금반지와 금비녀 등을 팔아 같은 복장차림으로 수천 명이 나선 독립운동에 앞장서다 검거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국가기록원은 앞서 지난해 2월 서울·경기·강원과 충청 지역 3·1운동 관련 판결문 55건을 수록한 ‘독립운동 관련 판결문 자료집(3·1운동)’을 발간했다. 판결문 원문과 번역문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archives.go.kr) ‘독립운동 관련 컬렉션’에서 열람할 수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국가기록원, 3·1운동 관련 판결문 자료집 남부지역 편 발간
입력 2015-02-27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