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4개의 全面戰 中 5세대 지도이념 띄우기… 독자혁명·실용·조화 잇는 차세대 지도이념 등극할까

입력 2015-02-27 02:52

중국 관영 언론들이 다음 달 3일 시작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정치 이념인 ‘4개 전면(全面)’ 띄우기에 나섰다. 과거 중국 지도자들 경우처럼 중국 공산당을 이끄는 지도이념으로 확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장쑤성을 순시하면서 처음 언급한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4개 전면을 강조해 왔다. 지난 2일 중앙당교 학습반 수업에서는 비교적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4개 전면은 전면적 소강사회(小康社會·모든 국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통치),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정하게 당을 다스림)을 의미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5일 시 주석의 4개 전면 이론을 해설·논평하는 사설을 1면에 2000자 분량으로 게재했다. ‘민족 부흥을 이끄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제목의 총론 성격의 글로, 앞으로 이어질 전체 시리즈 5편의 서막이다. 26일 1면에는 두 번째로 ‘전면적 소강사회로 중국의 꿈(中國夢)을 출렁이게 한다’는 글을 실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4개 전면 이론을 “마르크스주의와 중국적 실천을 결합하는 새로운 도약”이라고 표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인민일보 사설을 전제했고, 관영 CCTV 역시 메인 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이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동시에 전국 각지의 공산당 기관지들도 4개 전면을 전파하고 있고, 바이두·텅쉰 등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이 뉴스를 톱기사로 배치했다.

중국 관영 언론이 총동원돼 4개 전면을 띄우는 것은 공산당 당장(黨章·당 헌법)에 포함시켜 공산당의 지도이념으로 등극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 당장에는 공산당 지도이념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비롯해 지도자별로 마오쩌둥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의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 ‘과학적 발전관’ 등이 적시돼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세대별로 자신의 정치이념을 체계화해 공산당 헌법에 삽입, 정치적 유산으로 남기는 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다. 시 주석의 4개 전면은 집권 이후 주창했던 ‘중국의 꿈’이 구체화된 형태다. 정치평론가 류루이퉁은 BBC중문망에 “시 주석의 중국의 꿈은 정치강령이라기보다는 문학적 수사에 가까웠다”면서 “4개 전면은 시 주석이 집권 2년 동안 가다듬어 내놓은 것으로 중국의 꿈을 구체화한 ‘해몽’”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4개 전면이 기존에 나왔던 개념이나 이론에 ‘전면적’이라는 말만 붙인 것일 뿐 새로울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시 주석이 후세에 위대한 지도자로 남고, 4개 전면이 시진핑의 정치적 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이론의 실현과 실천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