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현대차 기세에 맥 못추는 카드사들

입력 2015-02-27 02:49

현대자동차 기세에 카드사들이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BC카드에 이어 신한카드도 현대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할 수 없게 됐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가맹점 계약만 간신히 유지했다.

다음 차례인 삼성카드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다음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취급액이 1조원을 넘어 협상이 결렬될 경우 타격이 클 전망이다. 시장점유율도 떨어진다. 하지만 삼성카드에게 묘수가 없어 보인다.

복합할부금융 상품은 소비자가 카드로 차를 구매하면 연계된 캐피털사가 이를 카드사에 1∼2일 안에 갚아주는 구조다. 현대차는 신용공여 기간이 짧아 위험이 없음에도 카드사가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1.3%로 수수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는 1.5% 이하는 안 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협상 전 쌍용차와 1.7%의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계약을 했음을 발표하고, 신용공여 기간을 30일로 늘린 신복합할부금융 상품 출시 계획을 내놓는 등 복합할부금융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전혀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복합할부금융 상품은 삼성카드가 협상 과정에서 카드로 썼어야 했는데 일찍 발표해 힘을 잃었다”며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에서 카드사는 ‘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가 현대차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금융감독 당국의 입김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1.3%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복합할부금융 계약은 중단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