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중세례를 받은 장병은 14만1395명으로 전년에 비해 1만8237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비전2020실천운동본부가 ‘연도별 진중세례 현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 곽선희 목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여전도회관에서 제44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연도별 진중세례(침례) 현황’을 공개했다.
진중세례를 받은 장병은 2010년 18만4320명 이후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98년 20만7951명과 99년 21만6080명 등과 비교하면 6만명 이상 감소한 수치다.
군 선교 전문가들은 진중세례가 이처럼 줄어든 이유를 정신력 강화를 위해 모든 장병이 종교를 갖도록 하던 정책이 약화된 데서 찾고 있다. 현재는 무종교도 개인의 권리인 만큼 종교를 갖도록 권장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강원도 화천군 2337부대 샬롬교회 엄무환 목사는 “전국 군인교회가 비상”이라며 “우리 교회 교인 수도 지난해 초 250명에서 현재 120명 수준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 북한 무장공비 침투가 빈번할 때 우리 군은 정신력 강화를 위해 ‘1인 1종교 갖기’를 적극 권장했다”면서 “지난해 윤모 일병 사건 등 군내 사고가 빈발하자 내무반에서 더 많은 휴식을 취하도록 했고 장병들의 종교 활동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엄 목사는 “이같은 상황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종교가 감당해 왔던 군 사기나 정신력 강화를 간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선교에 적극적이지 않던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단들은 최근 군 선교(포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교역자는 “90년대까지 군 선교가 기독교 독점시대였다면 지금은 종단 간 무한경쟁 시대”라며 “천주교의 경우 기독교의 ‘진중세례’를 벤치마킹해 ‘진중영세’를 실시하는 등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단들의 군 선교가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김인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군선교후원회 총무는 “진중세례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교회에 출석하게 하는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60만 국군장병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아낌없는 기도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곽선희 이사장은 이날 설교에서 “훈련소를 수료한 장병들이 가는 1004개 군인교회, 특히 대대급 군인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면서 “지역 대대교회와 지역 일반교회간의 1대 1 결연이 활발해져 대대급 군인교회의 예배가 회복되고 진중세례를 받은 장병들의 양육이 온전히 이뤄진다면 한국교회의 생명력이 다시 한 번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암초 만난 軍선교… 진중세례 지속 감소
입력 2015-02-27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