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선거운동 첫날인 26일 후보들은 눈에 띄는 구호나 이벤트성 선거운동 없이 외견상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충북에서 7대의 1의 경쟁률로 가장 많은 후보자가 등록한 서청주농협은 아직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고, 선거 벽보도 붙지 않아 일반인은 선거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청주농협도 5명의 후보가 등록했지만 구호를 외치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이벤트성 선거운동은 없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음성 지역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각종 행사가 중단되면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할 기회도 줄어든 것이다. 음성농협의 경우 5명이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지만 후보들 대부분 특별한 일정을 잡아놓지 않고 농사 현장을 찾아다녔다.
강원지역에서 가장 많은 7명의 후보자가 등록한 홍천 남면농협과 평창 봉평농협은 예상과 달리 후보자 간 서로 눈치를 보는 등 잔뜩 움추린 분위기였다.
후보자들은 상대 후보를 견제하며 주로 전화로 조합원들에게 표를 호소하거나 기존 조직을 관리하는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후보등록으로 일찌감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곳도 수두룩하다. 충북지역 72개 조합 중 7개 조합이 후보 1명이 등록해 투표 없이 사실상 조합장 당선이 확정됐다. 무투표 당선인 전체 7명 가운데 현 조합장은 6명에 이른다. 강원도는 전체 101곳 선거구에서 11곳이 단독 출마했다. 전남은 전체 선거구 179곳 가운데 34곳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배출됐다.
서청주농협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운동 첫날이지만 조합원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후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공직자 선거와 달리 전문 경영자를 모시는 선거라서 후보마다 뚜렷한 공약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국동시선거로 치러지는 이번 조합장선거는 이날부터 선거 전날인 다음 달 10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 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본인 이외에는 누구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또 시장이나 대형마트 등 공공장소 외에 병원, 종교시설, 극장, 조합 사무소 내부 등에서는 선거운동이 제한된다. 토론회나 연설회도 없다. 다만 후보자가 직접 조합원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허용된다.
결국 후보자가 직접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현장을 뛰어다니는 것 외에는 유권자에게 선거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전부다.
충북의 한 농협에 출마한 후보자는 “혼자서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직 조합장은 그나마 조합원들이 얼굴과 이름을 잘 알고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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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조합장선거 운동 첫날, 엄격한 규정에 후보 홀로 아리랑… 아직은 잠잠
입력 2015-02-27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