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택 고기교회 담임목사 “核과 기독교 신앙은 결코 양립할 수 없어”

입력 2015-02-27 02:44

“핵은 하나님 없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는 통치자들의 욕망입니다. 핵과 기독교 신앙은 결코 양립할 수 없어요.”

안홍택(사진) 고기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 입장에서 보는 탈핵’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핵 발전이 하나님의 뜻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연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와 탈핵학교운영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개강한 ‘탈핵학교 10기’ 수업의 하나로 열렸다.

안 목사는 창세기의 ‘선악과’ ‘바벨탑’ 등을 예로 들며 핵이 이것들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욕망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핵은 과학과 기술의 이름으로 온 우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거부하는 현대판 선악과”라며 “하나님이 지으시고 사랑하신 모두 생명체를 멸절할 수 있는 사망의 권세”라고 말했다. 이어 “애당초 핵은 군사적 목적으로 생명을 말살하기 위해 개발됐다”며 “하나님이 만든 세상의 피조물을 인간이 무너뜨리는 일인데 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그릇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안 목사는 2012년 NCCK 생명윤리위원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에서 발표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을 토대로 설명을 이어갔다. 신앙선언은 “지구 곳곳에 시한폭탄처럼 박힌 핵 발전소는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막 13:14)을 연상시킨다”며 “핵은 창조주 하나님을 배반하고 생명의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목사는 핵 발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네 마음이 교만하여 말하기를 나는 신이라 내가 하나님의 자리 곧 바다 가운데에 앉아 있다 하도다’(겔 28:2)라는 하나님의 경고를 기억하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 안전을 100% 담보할 수 없는 데도 핵 발전을 이어가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목사는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핵 발전을 늘리려고 하는데 재처리 비용과 발전소 폐기 비용 등을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