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 김무성 대표, 박원순 시장 ‘정조준’… “朴, 공무원연금 개혁 어깃장 발언 신중치 못해”

입력 2015-02-27 02:0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작심 비판했다.

대권 잠룡인 김 대표가 야권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대선 전초전’에 불이 붙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공무원들이 박봉에도 기대하는 유일한 희망이 연금’이라고 하면서 연금 개혁에 어깃장을 놓는 발언을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지금 국가 재정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만한 분으로서 매우 신중치 못하고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공무원연금 개혁에 사실상 반대하는 듯한 이런 발언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사명감으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박 시장께서는 또 ‘공무원연금 개혁도 필요하다면 시한도 늦출 수 있다고 본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과거처럼 개혁이 폭탄 돌리기식 미봉책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박 시장은 공무원연금 적자 규모나 상황이 어떤지를 과연 제대로 알고 이런 발언을 하는지 한번 들어보시기 바란다”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일 1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으며 이 액수는 5년, 10년 뒤 각각 200억원, 300억원으로 불어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 태어난 아기는 세상에 나온 그 순간부터 평생 동안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3870만원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모두 한시라도 빨리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숙명을 떠안게 된 것에 대해 박 시장은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 70%가 찬성하고, 야당도 반드시 추진할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대변인실을 통해 “연금 개혁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뜻이었지 반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