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月 250만원 과외 받는데 한쪽선 8만9000원 ‘인강’도 중단… 사교육비 소득·지역별 격차 뚜렷

입력 2015-02-27 02:41

지난달 20일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A씨(46·여)의 남편은 의사다. 월수입이 1000만∼1500만원이라고 했다. 중3인 A씨 아들은 올 들어 매주 2번씩 수학·영어 과외를 받고 주말에 국어학원에 다닌다. A씨는 이를 위해 월 200만∼25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 사는 중학교 2학년 B군(15)의 아버지는 작은 잡화상을 운영한다. 수입은 월 200만∼250만원. 그나마도 사정이 나빠져 월 8만9000원을 주고 듣던 인터넷 강의를 최근 끊었다.

이렇듯 소득·지역별 사교육비 격차가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6일 통계청과 공동 실시한 ‘2014년 사교육비·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189개 초·중·고 학부모·학생 7만8000명을 지난해 6월과 10월 조사해 분석했다.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 미만인 가구는 2013년보다 0.5∼7.8% 사교육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00만∼700만원 미만 가구는 2.2%, 700만원 이상은 3.1%씩 오히려 사교육비 지출을 늘렸다. 소득이 많을수록 더 많은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차이는 뚜렷했다. 시·도별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는 서울(33만5000원) 대전(25만7000원) 등 대도시에서 월등히 높았다. 강원(16만7000원) 전남(16만4000원) 등 이른바 ‘교육 소외 지역’과 비교하면 2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소득·지역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데도 정부는 사교육비 총 규모가 줄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18조2000억원으로 2013년(18조6000억원)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학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수는 628만6000명으로 2013년보다 3%(19만6000명) 줄었다.

초·중·고 월평균 1인당 명목 사교육비는 24만2000원으로 2013년(23만9000원)보다 오히려 1.1%(3000원) 늘었다. 학교급별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23만2000원, 중학교 27만원, 고등학교는 2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초등학교는 같고, 중·고교는 각각 1.2%와 2.9% 오른 것이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상진 부소장은 “최근 한국소비자원 통계를 보면 초등학생 학부모 41%가 입학 전부터 사교육을 시킨다고 응답했는데 이런 수치는 교육부 통계에서 빠져 있다”며 “지역·소득별 사교육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