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중심으로 인턴십 제도를 활용해 정규직을 선발하는 ‘취업 연계형 인턴십 제도’가 공식적인 채용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국민일보가 26일 국내 주요 6개 대기업(삼성 현대 SK LG 롯데 한화)의 취업 연계형 인턴십 제도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인턴십을 통해 정규직을 선발하는 비율이 최대 9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삼성그룹은 2010년부터 채용과 연계된 인턴십 제도를 본격 시작했다. 매년 3월 말 지원서를 접수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발표한 뒤 7∼8월 약 6주간 현장실습을 받게 된다. 삼성은 정확한 인턴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턴으로 일한 직원 중 60∼70%는 업무성적 평가와 부서장 면접 등을 거쳐 곧바로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고 한다. 경쟁률도 일반 공채와 비슷한 경쟁률인 200대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도 채용 연계형 인턴십 제도를 2008년부터 시작했다. 이공계 학생들이 주 모집 대상이고, 1년에 두 번 각각 150∼200명을 선발해 5주 정도 운영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인턴 약 150명을 선발하는데 3000명이 넘게 지원해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턴 중 약 절반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취업 연계형 인턴십 제도를 도입한 SK그룹은 연간 약 300명의 인턴을 선발하고, 이 중 60%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경쟁률은 통상 100대 1에 이르고 서류심사를 거쳐 인·적성검사도 봐야 한다. 특히 직무와 관련해 문제해결능력 등도 평가하는 등 채용 절차가 까다롭다. LG그룹은 지난해 취업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 인원이 800명으로 이 중 720명(90%)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대기업 중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이 가장 높았다. 인턴십 선발 절차도 신입사원 공채와 비슷해 서류심사는 물론 두 차례의 면접도 봐야 한다. 인턴 기간은 4∼7주이고, 인턴을 마친 뒤 임원면접이나 최종면접을 거쳐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다. 인턴십 경쟁률은 계열사별로 다르지만 최대 180대 1을 기록한 곳도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850명의 인턴을 선발했다. 선발 과정은 지원서 접수→서류심사→적성검사(L-TAB)→면접→인턴십 실시(8주)로 이뤄진다. 정규직 전환 비율은 60%로 근무태도, 성과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지난해 총 130명의 인턴을 선발한 한화그룹은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이 최대 70% 정도에 달한다. 경쟁률은 약 150대 1 수준이다. 한화는 인턴 선발 시 학점과 영어점수 보다는 자기소개서를 더 비중있게 반영해 선발한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일부는 “향후 취업 연계형 인턴십 선발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그룹 관계자는 “인턴십 과정을 거치면 구직자 입장에서는 회사생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업무 적성도 확인할 수 있다”며 “기업도 직무능력이나 조직 적응력 등이 검증된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기획] “써보고… ” 취업 연계형 인턴制 정착… 국민일보, 대기업 6곳 분석
입력 2015-02-27 02:58